보압딜 왕의 고별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La Alhambra)
오전에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관광을 마치고 드디어 그라나다로 떠나게 되었다. 바로 나의 마지막 여행의 방점을 찍을 '알함브라 궁전(Alhambra)'을 가기 위해서이다. 나의 스페인 여행 스케줄은 알함브라 궁전 티켓을 구하기 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못 가게 될 줄 알았던 알함브라 티켓. 몇 시간 이후 다시 체크한 사이트에서 빈자리가 생겼고 운이 좋게 5시 30분에 예매하게 되었다. 코르도바에서 그라나다까진 전날과 비슷하게 212km 정도로 2시간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시간이 급한 건 아니였지만 여유있게 도착하는게 나을 것 같아 바로 그라나다로 출발하게 되었다. 간단히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시간에 맞춰 입장을 하였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입구
와우 그 동안 피카소 박물관도 가보고 대성당도 가보고 여러 곳을 가보았는데 한국어 음성 안내가 있는 곳은 처음이였다. 나는 저 음성을 들을 자신이 없어서 대여는 하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이 후기를 올린 걸 보니 그닥 좋지 않다는 평이 있었는데 나는 직접 사용해본 것이 아니니 이용 계획이신 분들은 직접 이용하신 분들은 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표지판
이름모를 이쁜 나무가 입구에 서 있었고 알람브라 궁전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왔다. 5시 반인데도 뜨거운 햇볕은 여전히 강렬했다. 2시에 예매했다면 어땠을까... 더 힘들면 힘들지 덜 힘들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따라 들어가기 시작했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표 검사
개성있게 한껏 깍여져 있는 나무들이 줄 지어진 길을 가다보면 다시 한 번 표를 확인 하는 곳이 나온다. 이 곳에서 바코드로 찍고 들어갈 수 있는데 나는 표를 한 번 쓰면 되는 줄 알고 대충 구겨서 가방에 넣었었는데 바코드가 찍힌 입장표가 있어야 구역별로 이동이 가능하다. 종이로 된 입장표는 나가기 전까지 버리지 말고 잘 챙기시길. (참고로 저는 Alhambra General 14유로 표를 구매했습니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표 검사
본격적으로 궁안으로 입장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우리도 처음에는 이 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몰라서... 앞에 직원들도 없고 이 사람들이 왜 기다리는지 몰랐으나 줄이 있으니 서야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서 있다 보니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직원분을 찾아서 표를 보여주니 바로 입장을 시켜주었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바로 당일 구매를 하셔서 기다려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길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이 가능한 것 같았다. 활짝 핀 장미와 앞에 펼쳐진 배경이 아름다웠지만 알짤없이 강한 햇볕에 바쁘게 알함브라 궁전 안으로 입장을 하였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외부 모습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을 뜻한다. 말 그대로 붉은 사암으로 건설되어 있는 것이다. 알함브라 궁전은 크게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 지어진 건축물이자 전망 좋은 요새 알 카사바, 아라베스크 양식인 나사리 궁전,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의 헤넬랄리페, 스페인 르네상스 시기의 건물인 카롤로스 5세 궁전과 산타 마리아 성당과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이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내부 모습
알함브라는 에스파냐 마지막 이슬람왕조인 나스르왕조의 무하마드 1세 알 갈리브가 1238년 짓기 시작하여 1358년까지 증추과 개수를 거쳐 완성되었으며 현재 이 궁의 대부분은 14세기 때의 모습이다. 그라나다는 이베리아 반도에 있던 이슬람 세력의 최후의 요새였으며, 8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 땅을 차지했었다. 이슬람 세력들은 가톨릭 왕국들의 세력에 밀려 본거지를 그라나다로 옮겼는데 끊임없는 그리스도교의 공격으로 무하마드 1세는 요새를 짓기 완벽한 장소를 찾아냈고 요새에 성을 짓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인 것이다. 이 곳은 삼면이 가파른 언덕이라 방어적인면 뿐만 아니라 적군들의 움직임도 미리 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람브라 궁전 내부 모습
알함브라 궁전은 유럽에 세운 이슬람식 건물 중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건물로 여겨지는 궁전인데 , 천장과 벽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각과 벽들을 보며 기묘함과 아름다움에 놀랐다. 인간의 능력이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슬람 문화에 관심없던 나에게도 그 아름다움은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아세퀴아의 안뜰
헤네랄리페에 있는 동양식 정원이다. 알함브라의 특징은 고여있는 물이 없다고 하는데 연못이 있어도 그 물은 계속 흘러 나가게 한다. 흐르는 깨끗한 물이 이슬람교의 청령함의 상징이라 한다. 연못 위에 비치는 그림자에 평온함이 느껴진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대사의 방
이 곳은 대사의 방(salon de embajadores)으로 왕이 외국 사신들을 접하던 곳이라 한다. 높은 천장과 화려한 천장은 마치 하늘에 있는 별을 보는 것 같다. 이사벨 1세 여왕은 이슬람 세력을 쫓아내고 스페인을 통일한 1492년 그 해, 이 방에서 콜롬버스에게 신대륙을 탐험할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사자의 정원 (Patio de los Leones)
12마리의 사자가 분수대를 떠받치고 있는 정원이다. 가로 35m, 세로 20m의 중정 주위로 124개의 대리석 기둥이 둘러싸여져 있다. 대리석을 자세히 보면 어느 곳은 한 개만 있는 것도 있고 두 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 물시계 역할을 해 정시마다 한 마리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 시간을 알렸다고 한다. 이 사자상은 이스라엘 왕에게 완공 기념으로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아벤세라헤스의 방(Sala de los Abencerrajes)
스페인의 여름 날씨는 밖에 있으면 죽을 것 같지만, 이렇게 잠깐이라도 궁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함이 느껴졌었다. 천장을 장식하는 종유석 장식모양 주변으로 창문이 있는데 더운 공기를 밖으로 보내는 창이 에어컨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에어컨 없던 시절에도 이렇게 다 방법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카라베 방식의 장식이 무척이나 화려하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정원
1층으로 내려가게 되면 작은 정원이 하나 더 나온다.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러 있으며 벤치가 있어서 잠깐 쉬어 갈 수도 있다. 더운 날씨에 너무 힘들어서 잠시 앉았다가 자리를 옮겼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창밖
나르스 궁전의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이동하였다. 평소 본 적 없는 이슬람 문화를 스페인에 와서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아름다운 문화에 신기할 따름이였다. 곳곳에 있는 창문을 통해서 언제든지 그라나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벨 탑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알카사바 성벽
궁전을 빠져 나와 요새 알카사바(Alcazaba)로 행했다. 곳곳에 아직도 공사하는 흔적이 있었는데 9세기 로마시대에 세워진 성채로 알람브라의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강렬한 햇빛으로 선글라스는 필수이다. ㅠ.ㅠ 창을 통해서 보던 바깥과 요새 위에서 보던 바깥모습은 사뭇 다른 느낌이였다. 이곳으로 오니 군인의 마음가짐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알카사바 성벽 국기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알카사바 성벽에서 바라본 그라나다
옛날에 태어났다면 내가 이렇게 이 곳에 서서 저 곳을 바라 볼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곳에 옛날에 그렇게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났었다니... 지금 같은 세상에 태어난 걸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닫는 시간이 있어서 부지런히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꽃 피는 계절인 만큼 정원엔 이쁜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무척이나 덥지만 지금 시기에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헤네랄리페 정원(Generalife)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아세키아의 중정(Generalife)
헤네랄리페는 알람브라의 물을 대는 별궁이다. 들어서기 전부터 꽃들로 꾸며진 정원들을 볼 수 있다. 6월에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는데 사진 많이 찍었다. -_-; 안으로 쭉 들어가면 헤네랄리페 정원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은 이슬람 통지자들의 여름 궁전이였던 곳으로 '건축가의 정원'이라는 뜻이다. 길다란 정원에 물줄기가 흐르고 그 옆으로 갖가지 꽃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공적으로 만든 정원이지만 자연의 꽃으로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이다. 헤네랄리페 정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인 아세키아 중정이다. 아세키아는 수로를 뜻 한다고 한다. 중앙 수로를 중심으로 양쪽에서 화단을 만들어 놓았다. 물줄기를 보니 시원함이 느껴졌다. 이 곳에서 그 유명한 타레가의 <알함브라의 추억>가 작곡되어졌다고 한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알함브라 궁전 헤네랄리페 정원(Generalife)
알함브라 궁전을 만들면서 왕은 요새인 만큼 모든 것을 해결하길 바랬고, 이 곳에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도록 성을 갖추어 가기 시작했다. 당시 이 성에 오 천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물이 필요했다. 무하마드의 기술자들은 알함브라 위에 댐을 지어 언덕을 관통해 물이 공급되도록 설계를 했다고 한다. 물의 계단 양쪽으로 수로를 파서 물을 흐르게 했고, 수로가 꺽이는 부분은 약간 넓게 만들어 불순물을 가라앉히게 만듦으로서 물을 정수했다. 그렇기 때문에 함람브라에는 정원이 많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2층 테라스에서 알바이신 지구와 그라나다 성벽을 볼 수 있다. 가는 곳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보면 궁전 생활이 그렇게 만큼 지루하진 않았을 것 같다. 정원을 늦게 와서 관리하는 사람들이 문 닫을 시간이라고 나가라고 재촉을 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저녁에도 개방된다고 들었는데 관람 시간에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로 나갔다.
이슬람 최고의 예술을 보여주는 알람브라 궁전. 1492년 1월 1일 기독교 선발대가 그라나다 성에 입성을 하였고, 1월 2일 나스르왕조의 마지막 왕인 보압딜(Boabdil)은 이사벨과 페르난도 부부에게 알람브라의 열쇠를 넘기고 모르코로 떠났다. 보압딜은 알람브라 궁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 영토를 정복당한 슬픔보다 알람브라 궁전을 떠났다는 슬픔이 더 컸다고 한다. 왕의 어머니는 왕을 보고 "남자로서 용감하게 싸워 왕궁을 지키지 못하고 여자처럼 구슬피 눈물이나 흘리구 있구나"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알람브라 궁전이 야간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시는 지인 분이 낮과 밤이 다르니 기회가 되면 두 번 다 보라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두 번은 볼 수 없어서 야간 관람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생각보다 아름다웠던 알람브라 궁전, 다른 스케줄을 바꾸면서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내가 너무 그 동안 이슬람 문화에 관심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대 이상의 관람을 하였다. 첫 주인은 떠났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람브라 궁전. 언제 갈지 모르지만 조만간 11월에 현빈과 박신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드라마가 11월에 방영 예정이라고 한다. 요즘 현빈을 스페인에서 봤다는 분들의 소식을 접하기도 했는데, 언제 다시 스페인을 가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드라마가 방영된다면 나는 스페인 여행을 떠오르면서 애청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알함브라 궁전 다음엔 야간으로 볼 수 있기를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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