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Spain

[스페인 여행] 5일차 - 그라나다 맛집 (EntreBrasas)

프라하 금빛 2018. 7. 20. 23:59

그라나다 맛집 - Entrebrasas(엔트레브라사스)

 

그라나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알함브라 궁전을 갔기 때문에 그라나다는 저녁이 다 될 때까지 둘러보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알람브라 궁전을 열심히 돌아다니니 체력은 이미 방전, 뱃 속에선 배고프다고 아우성이였다. 바로 숙소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시내로 나갔다. 저녁 시간이라 거리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가로등 밑에 피어있는 꽃장식이 너무 화사해 보였다. 저 작은 꽃장식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졌다. 스페인에서 곳곳에서 꽃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스페인에서 이쁜 꽃을 많이보니 꽃을 더 사랑하게 되어지는 느낌이였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그라나다 시내

 

그라나다에서의 저녁장소를 몇 군데 물색했었는데 해산물 레스토랑을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았는데 쿠니니(Cunini)라고 하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였다. 1953년에 오픈한 레스토랑으로 이미 현지에서도 유명하면서 맛집이라고 한다. 전통도 오래되어 보이고 특히, 새끼장어를 갈릭 오일에 요리한 'Angulas a la Cazuel(새끼장어요리)'라는 요리를 사진으로 봤는데 비주얼은 좀 그랬지만 사람들의 말이 맛있다고 하여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 그 날 쿠니니가 문을 닫았다. 그라나다에 오기 쉽지 않았는데 운이 없었던 것이다. 혹시 인터넷 정보가 잘못되었을까봐 전화도 해봤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다른 맛집을 찾기 시작했다. 저는 못 가봤지만 혹시 그라나다에 가시는 분들은 도전해 보기시길~

 

 

 

 

△ Photo by 하늘의 보배 - 그라나다 시내

 

그래서 급하게 다시 찾게된 맛집. 메뉴가 해산물에서 돼지고기로 확 바뀌긴 했지만 그 다음 후보지로 고민했었던 스테이크 집을 가기로 했다. 나는 고기파라 몇 군데 가는 맛집이 있는데 강남에서 스페인 이베리코를 먹을 수 있는 삽겹살 집을 자주 간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스페인까지 왔으니 쿠니니에 가지 못한 아쉬움은 정리하고 이베리코 돼지고기에 대한 기대감을 뿜으며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미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알려진 맛집이였다. 이름하여 'Entrebrasas'이다. 시간대가 저녁 시간에 맞춰 가긴 했지만 역시 맛집 답게 이미 내부는 손님들로 꽉차 있었다. 바로 전에 온 손님 때문에 자리를 조금 기다리긴 했지만 금방 자리가 나서 바깥 테라스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오렌지 나무가 레스토랑 옆에도 있었는데 볼 때 마다 눈길이 간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맥주와 샹그리아

 

△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타바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맥주와 샹그리아

 

샹그리아와 맥주를 주문 했더니 간단한 빵과 함께 타파스가 나왔다. 위에 약간의 소금이 뿌려져 있어서 추가로 소금을 더 뿌리거나 소스가 필요 없었다. 점심을 먹고 나의 모든 에너지를 알함브라 관광하는데 쏟았기 때문에 가볍게 나온 타파스는 게눈 감추듯이 순식간에 먹어버리고 말았다. 스페인의 타파스는 모두 알다시피 이미 유명하지만 서비스라 품질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타파스마저 살살 녹으니 스테이크는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마구 올라갔다.

 

 

 

△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크로켓과 염소치즈 샐러드

 

간단하게 염소 치즈 샐러드와 크로켓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이 나왔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채식주의자이셔서 처음에 해산물 레스토랑을 찾은 거였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다른 일행 때문에 드실 것이 없을 것 같아 메뉴를 두 가지를 시켰다. 염소 치즈 샐러드를 먹어봤는데 평상시에 치즈를 좋아하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염소 치즈는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못 먹는 것까진 아니지만. ㅠ_ㅠ 그래도 크로켓은 맛있었다. 역시 튀긴 음식은 언제나 맛있다.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스테이크와 함께

 

드디어 메인 메뉴인 스테이크가 나왔다. 역시 이베리코란 진리인 듯. 소금은 이미 뿌려져 있기 때문에 싱겁게 드시는 분은 그냥 드셔도 될 듯 싶다. 큼직막하게 튀겨져 나온 감자튀김 또한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베리코 너는 역시 입에서 살살 녹는구나.' 생각하면서 맥주와 함께 스테이크를 흡입했다. 이때 스테이크를 두 개나 주문했었는데 스테이크를 하나 먹어보니 점차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이왕 온 김에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었던 욕심이 컸었는데 양이 꽤 많이 나와서 다음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치킨 텐더

 

배부른 상황에 치킨텐더가 나왔다. 이것도 양 꽤 나온 편이였다. 웬 걸... 배부르다고 생각했는데 왜케 맛있는지 속살이 부드러워서 한 입만 먹을려고 했는데 뱃 속으로 마구 넣어버리고 말았다. 안주가 이렇게 맛있으니 맥주 추가 주문은 당연 한 것. 이 때 쯤해서 이미 배는 불렀고, 아직 나오지 않은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Photo by 하늘의 보배 - Entrebrasas 마지막 스테이크

 

드디어 마지막 메뉴가 나왔다. 배부르다고 하면서 저것도 결국 다 먹고 말았다. 안주가 또 나왔으니 맛있는 맥주와 샹그리아 한 잔 더. 한국에서 가끔가는 이베리코 식당은 삼겹살처럼 구워 먹는 방식이고 여기는 스테이크로 나온 이베리코이다. 결론은 하나, 이베리코는 어떤 식으로 조리하든 역시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을 때도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이렇게 스페인까지 와서 먹으니 더 맛있는 것이겠지만. 토종 한국인인지라 그래도 한국식 바베큐에 한 표. 김치와 쌈과 함께 먹는 것이 역시 최고지. 손님이 많아서 만석일 채웠음에도 메뉴가 그렇게 늦게 나오는 편도 아니였고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센스가 넘쳤다. 다른 유럽에선 내가 웨이터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었지만 스페인에선 웬만하면 바로바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스페인은 뭔가 한국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맛과 서비스 매우 만족하는 식사였다.

 

 

 

Photo by 하늘의 보배 - 그라나다 시내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작은 광장에 음악이 흘러나왔다. 무슨 행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주위에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시원한 여름 밤 날씨와 함께하는 흥겨운 음악. 너도 나도 나서서 흔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출 수 없는 스페인인들의 흥을 느낄 수 있었다. 

 

 

 

 

 

 

 

Photo by 하늘의 보배 - 그라나다 시내

 

오늘은 무슨 날인가 보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성당의 또 다른 발견이라고 해야하나. 성당 앞에 청소년들 밴드의 연주를 볼 수 있었다. 공연을 하고 내려온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포옹을 하면서 무사히 공연 마친 걸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공연 보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 피해서 자리를 옮기고 옮겼는데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았었다. 우리 나라에선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린 장소에서 담배를 그렇게 대놓고 피지 않았던 거 같은데 나는 비흡연자라 잘 모르지만 문화차이가 느껴졌다. 성당 앞에 펍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지켜보면서 다들 늦게까지 맥주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성당이란 이미지가 경건하고 조용히 해야하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이렇게 밤에 성당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들이 갖고 있는 성당에 대한 관념과 내가 가진 관념이 다른 것이겠지 싶었다. 그라나다 시내를 많이 둘보진 못해서 아쉬웠지만 내일은 스페인을 떠나야기 때문에 말라가로 다시 가야한다. 스페인 전역은 아니더라도 남부로 범위를 축소해서 나름 6일을 머물렀지만 스페인을 다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였다. 오늘 못 가본 쿠니니에 대한 아쉬움.. 언제 또 그라나다를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을 기약하도록 해야겠다.